바둑이사이트는 전쟁터 같아요. 공론화 프로그램에서는 질병코드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찬반 단체에서 단어를 빌려 쓴 보도도 잇따랐습니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까지 단어를 추가하면서 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온도 차이를 이렇게 만들까요?

저는 이미 해외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사회도 게임의 사회적 영향력을 규정하기 훨씬 전에 고통을 겪었습니다. 2005년 발생한 '뜨거운 커피'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핫커피'는 'GTA: 그랜드 세프트 오토: 샌 안드레아스'의 숨겨진 모드이며, 유사 성별을 노골적으로 묘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인 릴런드 예 의원은 비디오 게임의 폭력과 선정성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ESRB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콘텐츠 등급 M(Mature) 이상 청소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적인 게임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미국 언론과 여론은 이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https://www.king373.com/' 스캔들의 도움을 받아 2009년 캘리포니아에서 폭력 게임을 팔 때마다 세금을 매기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법안은 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져 실제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미국에서도 총기 사건이 터졌을 때 범인이 특정 게임을 즐겼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지난 2014년 이 씨는 총기매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FBI에 체포됐습니다. 사회적 파장이 큰 폭력 게임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의 범죄였는데요.

공교롭게도 2014년부터 게임에 대한 미국 여론도 잠잠해집니다. 물론 이후 각종 게임이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미국 언론과 사회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매든 NFL 경기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총기 규제 요구만 커졌을 뿐 경기에 대한 특별한 질문은 없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격적인 '친게임' 행보도 변화의 한몫을 했습니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게임과 폭력은 실제로 관련이 있다는 정부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고, 백악관에서 게임 재미까지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게임사들이 정치인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계속된 정치 이벤트 속에서 미국 게임업체들이 깨달았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맨입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 언론을 알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의 원인을 하나의 요인에 돌리려는 시도가 특정 집단의 욕구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어권 국가들은 WHO 문제를 관련 연구 자료가 나오면 이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대체합니다. 게임 이용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게임'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영향이 없다는 연구 자료도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WHO는 이 게임이 뇌나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적지 않은 현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만 질병 코드를 부여했습니다.

외신들, 특히 영어권 국가의 언론들도 이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또, '게임 이용 장애'를 유발한 것으로 의심되는 구조물의 장르가 자국 내 주요 흐름이 아니며, 청소년들도 관련 클리닉으로 안내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다른 저항이나 문제제기 없이 도입 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사회적 합의에 시달렸습니다. 반면 국내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역사가 없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죠. 넥슨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은 국내 게임업계가 탄생한 지 30년이 넘은 2017년이 되어서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회는 게임이 대중의 인식을 가진 주류 산업이라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이것은 의 상태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