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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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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진호 작성일20-05-01 18:57 조회2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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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매우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감독을 영상으로 만나봤습니다. 다른 언론사 기자 5명을 상대로 한 '원형 인터뷰'였다.
연락처를 계속해야 합니다.
인터뷰 15분 전 홍보 담당자가 통보한 인터넷 링크를 통해 접속했습니다. 이미 다른 언론사의 한 기자가 '영상 인터뷰실'에 있었습니다. 얼굴과 이름을 보니 10여 년 전 다른 입구에서 만난 기자입니다. 반가운 악수와 웃음 대신 건담으로 몸을 풀었습니다.
인터뷰를 할 감독은 영상 채팅방에 들어가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일부 취재진은 마이크를 통해 질문을 했고, 저를 포함한 다른 취재진은 채팅창을 통해 사회자에게 질문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질문의 진의가 감독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면 질문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눈을 크게 뜬 채 소통할 수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영상조차 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질문과 답변이 엉뚱한 경우가 많았고, 다시 질문해도 좀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답답함에 대답을 해야 하는 감독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갑자기 '바둑이사이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어차피 올 일은 코로나 19세의 상승으로 조금 일찍 왔다고 하지만, 역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그중에서도 문화계가 조금 일찍 온 것 같습니다. 수많은 대면 이벤트가 단기간에 '비접촉' 방식으로 전환됐습니다.
앞으로 '불공정'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용섭 작가는 최근 출간한 '언컨택트'(출판)에서 "불컨트(uncontact)는 기업이 일하는 방식, 종교와 정치, 사랑, 우리의 식생활과 사회관계, 나아가 공동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며 "불균형적인 것은 서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우리는 사람들이 불필요해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접촉을 위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주장한다.
"불협조"는 모든 사람에게 편리하고 안전하지 않습니다. 극장이 대표적입니다. 이 극장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대형 스크린 앞에 무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본다는 것입니다. 극장은 낯선 사람들이 같은 영화를 보면서 공감하고 함께 반응하는 곳입니다. 그런 시간을 경험할 수 없다면 극장의 존재의 의미는 사그라들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극장업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9만2789명에 그쳤습니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마지막 주말(27~28일)에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이틀 동안 309만7000명이 몰리며 진지함을 드러냈습니다.
다행히 최근 코로나 19형 전염병이 잦아들었습니다. 관객 급감 등으로 문을 닫았던 극장 역시 오는 5월 재개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호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바둑이사이트' 추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접촉'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그러길 바래요. 적어도 극장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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